2) 문학적 상징의 불타는 꿈
꿈의 상징에서 불이 활활 타고 있는 꿈은 불길의 치솟음에서 사업의 번창이나 새로운 탄생으로의 확장․발전을 의미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의 주변에서, 도박으로 망한 사람이나 극도로 불우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불을 싸지르는 방화를 하였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괴로운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자신도 강렬히 일어나고 싶은 욕망을 잠재의식적으로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학작품에서도 불의 상징의미는 꿈의 상징적 의미와 같게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요한의 ‘불놀이’에서는 실연을 당한 한 젊은이의 고뇌를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것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오호 사르라! 사르라! 의 시구를 연상해 보시기 바란다. 또한 ‘불놀이’를 망국의 한(恨)을 노래한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이 경우 조국 광복에 대한 염원과 갈망을 불길이 활활 타오르듯이 힘차게 일어날 것을 문학적으로 상징화시켜 나타내고 있다.
다시 현진건의 ‘불’에 대한 단편소설의 예로 살펴보자. 어린 나이에 시집살이에 대한 어려움과 미처 성(性)에 눈뜨지 못해 밤마다 고통을 겪던 주인공인 순이가 집에 불을 싸지르는 행위로써 끝을 맺고 있다. 또한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에서의 마지막 결말 부분, 최서해의 홍염(紅焰)의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도 타오르던 불을 통해 자신의 억눌린 욕구, 잠재의식적인 억눌림을 승화시키는 결말의 구조로 사건이 끝맺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이지만, 아무렇게나 거짓말로 엮어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문학작품 속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경우는 크게 일어나는 번창․번성의 심리표출과 억눌린 감정의 폭발 등, 불이 활활 타오르는 상징적인 표상과는 관련이 있다.
우리 정신능력이 주체가 되어 펼쳐내는 꿈속의 상징적 표상물은 현실에서 시인이나 소설가가 펼쳐내는 비유․상징․암시의 문학적 상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종래의 꿈을 한갓 미신적으로만 여겨져 왔던 태도에서 벗어나, 꿈의 표상재료를 문학적인 비유․암시․상징 등과 관련지어 해몽하는 태도는 올바르다 할 수가 있겠다.
따라서 꿈을 해몽하는데 있어서, 무속인이나 역술가보다는, 문학적 재능이 뛰어나거나 문학적 표현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보다 나은 해몽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실제 일어난 실증적인 꿈사례에 토대를 두어, 꿈의 상징의미를 분석하는 작업이야말로, 꿈의 해몽에 있어 올바른 길인 것이다.
